법원경매정보에서 물건을 열어 보면 매각물건명세서의 맨 아래 비고란에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은 매수인이 인수함", "유치권 신고 있으나 성립 여부 불분명", "대지권 미등기" 같은 문구가 한두 줄 적혀 있습니다.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는 권리" 란이 비어 있어도 비고란에 인수 사항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고, 비고란이 비어 있다고 인수할 권리가 없다고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명세서의 법적 근거와 각 란의 의미, 비고란에 자주 나오는 문구 10가지의 뜻과 입찰자 행동, 빈 란의 한계, 갱신 시점, 인수 문구가 있을 때의 실질 취득가 계산, 읽는 순서를 정리합니다.
1. 매각물건명세서의 근거와 네 개의 란
매각물건명세서는 민사집행법 제105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이 작성하는 서류로, 기재 사항은 ① 부동산의 표시, ② 부동산의 점유자와 점유의 권원, 점유할 수 있는 기간, 차임 또는 보증금에 관한 관계인의 진술, ③ 등기된 부동산에 관한 권리 또는 가처분으로서 매각으로 효력을 잃지 아니하는 것, ④ 매각에 따라 설정된 것으로 보게 되는 지상권의 개요 네 가지입니다. 실제 서식에서 ②는 "점유자" 표, ③은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는 권리" 란, ④는 "지상권의 개요" 란이고, 그 아래에 "비고란"이 붙습니다. 비고란은 법조문에 명시된 항목은 아니지만, 네 항목에 담기 어려운 특별매각조건·유치권 신고·대지권 상태·제시외 건물 등 매수인의 부담과 관련된 사항을 적는 자리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명세서·현황조사보고서·평가서 사본을 비치해 누구든지 볼 수 있게 하도록 정하고, 민사집행규칙 제55조는 그 시점을 매각기일 1주 전까지로 정합니다(전자통신매체 공시로 갈음할 수 있어 현재는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 게시됩니다). 민사집행법 제121조 제5호는 "매각물건명세서의 작성에 중대한 흠이 있는 때"를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 사유로 정하고, 제123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은 이 사유가 있으면 직권으로 매각을 허가하지 않습니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 인수 사실 누락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④의 지상권은 민법 제366조의 법정지상권으로, 토지만 또는 건물만 매각되는 사건에서 문제가 됩니다. 전유부분과 대지권이 함께 매각되는 아파트에서는 대부분 "해당사항 없음"으로 적힙니다.
2. 비고란에 자주 나오는 문구 10가지
아래 표는 아파트·집합건물 사건의 명세서에서 반복해서 보이는 문구를 정리한 것입니다. 표현은 법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의미는 같습니다.
| 문구 | 뜻 | 인수 여부 | 입찰자 행동·확인 서류 |
| ① "임차인 ○○○은 최선순위 설정일자보다 대항요건을 먼저 갖춘 임차인으로,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은 매수인이 인수함" | 전입일이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선 대항력 있는 임차인. 배당에서 못 받는 보증금 잔액이 매수인에게 넘어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단서) | 인수 (배당요구 없으면 전액, 있으면 미배당액) | 점유자 란의 전입일·확정일자·배당요구 여부, 전입세대 열람, 배당 시뮬레이션으로 미배당액 추정 |
| ② "대항력 여부 불분명" / "점유관계 불분명" / "임차인 진술 없음" | 전입세대는 있으나 집행관이 임차인을 만나지 못했거나 계약서를 확인하지 못해 법원이 판단을 보류한 상태 | 미정 — 전입일이 선순위면 인수 전제 | 현황조사서의 조사 경위(폐문부재 여부), 전입세대 열람, 현장 방문 |
| ③ "유치권 신고 있으나 그 성립 여부는 불분명함" | 신고서는 접수됐으나 법원은 성립을 심사하지 않음. 성립하면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매수인이 피담보채권을 변제할 책임 | 성립 시 인수 (신고액이 아니라 실제 채권액) | 유치권신고서 열람, 점유 개시와 압류 효력 발생 시점 비교(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 압류 후 점유 이전은 대항 불가), 유치권 배제 신청 여부 |
| ④ "제시외 건물 ○○㎡ 매각 포함" / "매각에서 제외" | 미등기 창고·증축 부분을 함께 파는지 여부. 포함이면 감정가에 반영돼 함께 취득, 제외면 타인 소유로 남음 | 포함: 취득 / 제외: 철거·법정지상권 분쟁 가능 | 감정평가서의 제시외 건물 평가액, 건축물대장과 현황 비교 |
| ⑤ "대지권 미등기이나 감정평가에 대지지분 가격 포함" / "토지 별도등기 있음" | 미등기: 전유부분만 등기되고 대지지분 등기가 안 된 상태. 별도등기: 대지권 성립 전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 등이 남은 상태 | 미등기: 대지지분 포함 매각이면 취득 가능하나 등기 절차 부담 / 별도등기: "인수" 기재가 있으면 인수, 토지 저당권자가 배당 참여하면 소멸 | 감정평가서의 토지 가격 포함 여부, 분양대금 완납 여부(집합건물법 제20조), 토지 등기부 을구 |
| ⑥ "특별매각조건: 매수신청보증금은 최저매각가격의 20%" | 전 매수인의 대금 미납으로 민사집행법 제138조의 재매각 진행 중. 법원이 제111조에 따라 보증금 비율을 기본 10%에서 올림 | 권리 인수와 무관 — 입찰 조건 | 보증금을 최저가의 20%로 준비, 전 매수인은 재입찰 불가(제138조 제4항), 전 회차 미납 사유를 문건접수내역에서 점검 |
| ⑦ "지분매각" / "공유자 우선매수신고 가능" | 공유지분만 매각. 민사집행법 제140조에 따라 다른 공유자가 최고가와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 신고 가능 | 인수 사항 아님 — 낙찰이 공유자에게 넘어갈 수 있음 | 등기부 갑구의 지분 비율, 감정가가 지분 기준인지, 공유자 우선매수신고서 접수 여부 |
| ⑧ "농지취득자격증명 요 (미제출 시 매각불허가)" | 지목이 농지인 토지가 포함돼 농지법 제8조의 자격증명을 매각결정기일까지 내야 함. 미제출은 민사집행법 제121조 제2호의 매수 자격 흠결 | 인수 사항 아님 — 미제출 시 불허가, 다수 법원이 특별매각조건으로 보증금 미반환 | 입찰 전 관할 읍·면·동에 발급 가능 여부 문의, 토지대장 지목 확인 |
| ⑨ "선순위 전세권자 ○○○ 배당요구하였으므로 매각으로 소멸" | 최선순위 전세권이라도 전세권자가 배당요구하면 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 단서에 따라 소멸 | 전세권은 소멸 — 전세권자가 전입도 해 둔 경우 미배당액은 임차권으로 인수될 수 있음 | 점유자 란에 같은 사람이 임차인으로도 적혀 있는지, 전입세대 열람의 전입일 |
| ⑩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 표기 있음" | 무단 증축·용도변경으로 건축법 제79조의 시정명령 대상. 제80조의 이행강제금은 소유자에게 부과되므로 낙찰 후 매수인 부담 | 사실상 인수 (이행강제금·원상복구 비용) | 건축물대장의 위반 내용·면적, 관할 구청에 이행강제금 부과 이력 문의 |
성격별로 묶으면 ①②③⑤⑩은 매수인의 금전 부담, ⑥⑦⑧은 입찰 절차 조건, ④⑨는 매각 범위와 권리 소멸에 관한 문구입니다. ⑥⑦⑧은 입찰가에 더할 금액이 없고, ①③⑤⑩은 입찰가 외의 지출을 전제로 계산합니다.
3.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는 권리" 란이 비어 있다는 것의 의미와 한계
이 란에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제4항에 따라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는 등기된 권리 — 최선순위 전세권·지상권·등기된 임차권,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선 가처분·가등기 등 — 가 적힙니다. 비어 있으면 법원이 등기부와 기록에서 그런 권리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한계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 란은 등기된 권리를 적는 자리이므로, 등기 없이 대항력을 갖는 주택임차권은 점유자 란과 비고란에 나타납니다. 이 란이 비어 있어도 비고란에 ①번 문구가 있으면 보증금을 인수합니다. 둘째, 유치권·법정지상권처럼 등기와 무관하게 성립하는 권리는 법원이 성립 여부를 판단하지 않으므로 "불분명"으로만 적힙니다. 셋째, 명세서는 권리관계를 확정하는 재판이 아니라 집행법원이 기록을 토대로 정리한 기재입니다. 대법원은 명세서에 임차인이 빠져 있거나 대항력이 없다고 적혔다는 사정만으로 실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권리가 소멸하거나 매수인이 인수를 면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해 왔습니다. 명세서 오류는 제121조 제5호의 매각불허가 사유가 될 뿐, 그 오류를 이유로 임차인에게 대항할 수는 없습니다.
4. 갱신·정정 시점 — 어느 회차 명세서인지
명세서는 매각기일마다 다시 작성·비치됩니다(민사집행규칙 제55조). 유찰 뒤 올라오는 명세서는 그 사이 접수된 유치권 신고, 배당요구 철회, 특별매각조건 추가를 반영해 바뀔 수 있습니다. 명세서 하단의 작성일자를 본 뒤, 그 이후 문건접수내역에 "유치권신고서 제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신청서 제출" 같은 문건이 있는지 확인하면 아직 반영되지 않은 변동을 알 수 있습니다. 기일 전 정정은 비고란 끝에 추가되거나 새 작성일자의 명세서로 교체되므로 입찰 전날 한 번 더 확인합니다. 현황조사보고서·감정평가서는 사건 초기에 한 번 작성되고 기일마다 갱신되지 않으므로, 명세서가 가장 최근 정보입니다.
5. 금액 예시 — 인수 문구가 있을 때 실질 취득가
가정 예시 — 감정가 4억원 아파트, 최선순위 설정일자 2023년 9월 1일(근저당권), 2회 유찰 후 최저가 2억 5,600만원
· 비고란: "임차인 김○○은 최선순위 설정일자보다 대항요건을 먼저 갖춘 임차인으로,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은 매수인이 인수함"
· 점유자 란: 보증금 1억 5,000만원, 전입 2022년 5월 10일, 확정일자 2022년 5월 10일, 배당요구 없음
· 경우 A (배당요구 없음): 임차인은 배당에 참여하지 않으므로 보증금 1억 5,000만원 전액 인수. 낙찰가 2억 8,000만원이면 실질 취득가는 2억 8,000만원 + 1억 5,000만원 = 4억 3,000만원으로 감정가를 넘음
· 경우 B (같은 조건에 배당요구 있음): 임차인이 확정일자 순위로 배당에 참여. 1억 5,000만원을 전액 배당받으면 인수액 0원. 선순위 배당 항목 때문에 1억 2,000만원만 배당받으면 미배당 3,000만원 인수 → 실질 취득가 3억 1,000만원
· 같은 비고란 문구라도 배당요구 여부와 배당 순위에 따라 인수액이 0원에서 1억 5,000만원까지 달라지므로, 문구만으로 결론 내지 않고 배당표를 추정해 봅니다
위 수치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사건에서는 집행비용, 당해세·임금채권 같은 우선 배당 항목,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여부에 따라 배당액이 달라집니다.
6. 매각물건명세서 읽는 순서
① 최선순위 설정일자 — 명세서 상단의 "최선순위 설정" 날짜와 권리 종류(근저당·가압류·담보가등기 등)를 확인한다. 소멸·인수를 가르는 기준선이다
↓
② 점유자 란 — 점유자 성명, 점유 권원, 보증금·차임, 전입일자, 확정일자, 배당요구 여부를 읽고, 전입일 다음 날 0시가 ①보다 앞서는지 비교한다. 선순위이면서 배당요구가 없으면 인수 가능성을 메모한다
↓
③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는 권리 란 — 선순위 전세권·가처분·가등기 등 등기된 인수 권리가 있는지 본다. 비어 있어도 ②의 선순위 임차인 판단은 유지한다
↓
④ 비고란 — 표의 10가지 문구를 금전 부담(①②③⑤⑩)·절차 조건(⑥⑦⑧)·범위와 소멸(④⑨)으로 분류하고, 금전 부담 항목은 금액을 추정해 입찰가에서 뺀다
↓
⑤ 현황조사서·감정평가서 대조 — 현황조사서의 점유자 진술과 조사 경위, 감정평가서의 제시외 건물·대지권 평가 포함 여부를 명세서와 맞춰 보고, 어긋나는 부분은 전입세대 열람·등기부·건축물대장으로 확인한다. 작성일자 이후의 문건접수내역도 함께 본다
②→③의 순서는 민사집행법 제105조 제1항의 기재 순서와 같습니다. 기준일과 점유자를 먼저 정리한 뒤 비고란을 보면 "유치권 신고"나 "20% 보증금" 같은 문구를 ①②의 결과 위에서 분류할 수 있습니다.
7. 입찰자 관점 핵심 포인트
첫째, 비고란의 문구는 "인수"와 "조건"을 구분해서 읽습니다. 보증금 인수·유치권·위반건축물·대지권 문구는 입찰가 외의 지출을 뜻하고, 20% 보증금·공유자 우선매수·농지취득자격증명 문구는 절차 조건일 뿐 추가 지출이 없습니다. 문구가 있다는 이유로 일괄 제외하면 조건만 붙은 물건을 놓치고, 조건 문구만 보고 넘기면 같은 비고란의 인수 문구를 지나칠 수 있습니다.
둘째, 빈 란은 "없다"가 아니라 "법원이 기록에서 찾지 못했다"입니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누락돼도 임차인의 권리는 그대로이므로, 전입세대 열람과 등기부 대조를 생략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제121조 제5호의 매각불허가는 사후 구제이지 입찰 전 확인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셋째, 회차마다 명세서가 바뀝니다. 유찰된 물건은 새 작성일자의 명세서를 다시 읽습니다. 유치권 신고·배당요구 철회·특별매각조건 추가는 대개 유찰 사이에 생기고, 문건접수내역에 먼저 나타난 뒤 다음 명세서에 반영됩니다.
정리
매각물건명세서는 민사집행법 제105조 제1항에 따라 부동산 표시, 점유자와 점유 권원·기간·차임·보증금, 매각으로 효력을 잃지 않는 등기된 권리와 가처분, 법정지상권 개요를 적은 서류이고, 민사집행규칙 제55조에 따라 매각기일 1주 전까지 비치되며, 작성에 중대한 흠이 있으면 제121조 제5호·제123조 제2항에 따라 매각이 허가되지 않습니다. 비고란의 10가지 문구 가운데 보증금 인수·대항력 불분명·유치권·대지권·위반건축물은 금액을 추정해 입찰가에서 빼야 하는 금전 부담이고, 20% 보증금·지분매각·농지취득자격증명은 절차 조건이며, 제시외 건물과 선순위 전세권 소멸은 매각 범위와 권리 소멸을 알려 줍니다.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는 권리" 란이 비어 있어도 등기 없는 주택임차권과 유치권은 거기에 나타나지 않고, 명세서 기재만으로 권리관계가 확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취지이므로 전입세대 열람·등기부·현황조사서·감정평가서로 대조해야 합니다. 읽는 순서는 최선순위 설정일자 → 점유자 란 → 소멸되지 않는 권리 → 비고란 → 현황조사서·감정평가서 대조이며, 작성일자 이후의 문건접수내역까지 보면 회차 사이의 변동을 놓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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